호주에 아는 사람이 한 명쯤 생기는 시대다.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친구, 시드니로 이민 간 사촌, 멜버른에서 한 학기 교환학생 중인 동생. 멀리 있어도 "잘 지내고 있나" 마음이 쓰이고, 가끔은 손에 잡히는 무언가로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진다.
그런데 호주는 한국에서 물건 부치기가 유독 까다로운 나라다. 검역(quarantine)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축에 속해서 음식·씨앗·동식물 성분이 들어간 건 통관에서 막히기 일쑤고, 항공료는 비싸고, 도착까지 2~3주는 기본이다. 그래서 요즘은 현지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프트카드나 온라인으로 문 앞까지 배달되는 선물을 택하는 사람이 많다. 받는 사람이 필요한 걸 직접 고르니 실패가 없고, 검역 걱정도 없다.
남은 건 "호주에서 진짜 잘 쓰이는 브랜드가 뭐냐"는 것. 상황별로 정리해봤다.
1. 일단 생활비부터 — 대형 마트 & 잡화점
유학생이든 이민 초기든, 호주살이의 절반은 장보기다. 물가가 높은 나라라 "마트 한 번 채워줄게"가 생각보다 큰 선물이 된다.
- 콜스(Coles) · 울워스(Woolworths) — 호주 양대 슈퍼마켓. 식료품부터 생활용품까지 거의 다 있어서, 받는 사람이 일주일치 장을 그냥 채울 수 있다. 어느 동네에 살든 가까운 곳에 한 곳은 꼭 있다.
- 케이마트(Kmart) — 호주식 만물 잡화점. 주방용품, 수납, 옷, 소형 가전까지 가격이 착해서 "필요한 거 사"라고 건네기 딱 좋다.
뭘 좋아할지 모르겠을 때 가장 안전한 출발점이다.
2. 뭐든 직접 고르게 — 온라인 쇼핑
집에 콕 박혀 있어도, 멀리 떨어진 시골 캠퍼스에 살아도 통하는 방법이다.
- 아마존 호주(Amazon AU) — 책, 전자기기,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. 받는 사람이 정말 원하는 걸 알아서 고를 수 있다.
- 이베이(eBay) — 호주에서 의외로 활발한 마켓플레이스. 새 제품부터 중고 득템까지, 취향 확실한 사람에게 자유도를 주기 좋다.
3. 새 보금자리를 차릴 때 — 이사·집들이 선물
이민을 갔거나, 기숙사를 나와 첫 자취를 시작한 친구에게. 빈집을 채우는 일은 설레지만 돈이 많이 든다.
- JB 하이파이(JB Hi-Fi) — 호주 국민 가전·전자제품 매장. 헤드폰, 스피커, 노트북, 주방 소형 가전까지. "새집에 하나 필요한 거 장만해"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다.
- 이케아(IKEA) — 설명이 필요 없는 가구·생활용품. 책상 하나, 침구 한 세트, 주방 도구 — 새 출발의 기본기를 채워준다.
- 아마트 퍼니처(Amart Furniture) — 호주 현지 가구 체인. 소파·침대·식탁 같은 큰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에. 본격적으로 살림을 차리는 사람에게.
- 더스크(dusk) — 아늑한 홈웨어와 향(向) 전문 브랜드. 캔들, 디퓨저, 포근한 소품으로 새집에 분위기를 더해준다. 큰 가구는 아니어도, 공간을 '집'처럼 만들어주는 한 끗.
4. 오늘 저녁 한 끼 — 음식 배달
시험 기간이라 끼니를 거르는 유학생에게, 혹은 이사 첫날 정신없는 친구에게. "오늘은 차려 먹지 말고 시켜 먹어"만큼 다정한 말이 없다.
- 도어대시(DoorDash) · 우버이츠(Uber Eats) — 호주 전역의 식당·카페 배달을 커버한다. 받는 사람이 그날 먹고 싶은 걸 직접 골라 문 앞에서 받는다. 멀리서 보내는 따뜻한 한 끼.
5. 문 앞까지 마음을 — 꽃과 호주 간식
상자를 받아 드는 그 순간의 설렘은 기프트카드가 대신할 수 없다. 그럴 땐 실물을 보내자.
- 꽃 배달(flower delivery) — 생일, 축하, 혹은 그냥 "보고 싶다"는 말 대신. 호주 현지 꽃집 배달 서비스로 당일에도 문 앞에 닿는다.
- 호주 간식 세트 — 호주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국민 간식들이 있다. 향수를 자극하는 가장 확실한 선물이다.
- 팀탐(Tim Tam) — 호주의 국민 초콜릿 비스킷. 뜨거운 커피에 빨대처럼 꽂아 빨아먹는 '팀탐 슬램'은 호주식 통과의례다.
- 마일로(MILO) — 초콜릿 맥아 음료. 우유에 타 먹는 호주 아침의 상징.
- 위트빅스(Weet-Bix) — "호주 사람은 이걸로 큰다"는 말이 있는 국민 시리얼.
- 셰이프스(Shapes) — 호주인이라면 봉지째 비우는 짭짤한 크래커.
- 베지마이트(Vegemite) — 호불호 강하기로 유명한 그 발효 스프레드. 빵에 얇게 발라 먹는 게 정석. 향수 자극용으로는 최고다.
6. 마지막 한 끗 — 호주식 인사 한마디
선물에 짧은 인사 한마디를 곁들이면 거리감이 확 줄어든다. 호주 특유의 편한 말투를 그대로 적어보자.
- G'day! — 안녕! (호주식 인사)
- Hope you're going well! — 잘 지내고 있길 바라!
- Thinking of you! — 네 생각 하고 있어!
- Cheers, mate! — 고마워, 친구!
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. 마트 장바구니 한 번, 시험 기간의 저녁 한 끼, 빈 책상에 놓일 스탠드 하나, 팀탐 한 봉지 — 받는 사람의 평범한 하루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 주는 것. 검역도 항공료도 넘어, 멀리 있어도 마음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.
Cheers, mate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