예쁜 꽃다발을 선물받은 날은 기분이 참 좋다. 그런데 며칠 지나면 꽃잎이 시들고 고개를 떨구는 게 늘 아쉽다. 사실 꽃이 빨리 시드는 건 운이 아니라, 받은 직후의 몇 가지 습관에서 갈린다.
꽃집에서 일하는 분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. "꽃은 물 마시는 식물"이라고. 줄기가 물을 잘 빨아들이게 도와주고, 물을 깨끗하게 유지해 주면 같은 꽃다발도 며칠을 더 간다. 어렵지 않다. 받은 그날 5분만 손보면 된다.
집에 도착한 꽃다발을 두고, 아래 순서대로 따라 해 보자.
1. 포장과 비닐은 일찍 풀어 주기
선물용 꽃다발은 예쁘게 포장돼 있지만, 그 비닐과 종이가 꽃을 숨 막히게 한다. 안쪽에 습기가 차면 꽃잎과 줄기가 무르기 쉽다. 받은 뒤에는 바깥쪽 포장과 비닐을 비교적 일찍 벗겨, 꽃이 숨 쉬게 해 주는 게 좋다.
다만 꽃다발 모양 그대로 두고 감상하고 싶다면, 줄기를 묶은 리본까지 당장 풀 필요는 없다. 바깥 비닐만 걷어내도 충분하다.
2. 줄기 끝을 사선으로 잘라 주기
꽃을 물에 꽂기 전에, 줄기 끝을 1~2cm 잘라 준다. 이때 직각이 아니라 사선으로 비스듬히 자르는 게 핵심이다.
사선으로 자르면 물에 닿는 단면이 넓어져 물을 더 잘 빨아들인다. 줄기 끝이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물길이 막히는 것도 막아 준다. 가능하면 잘 드는 가위나 칼로 한 번에 깔끔하게 자르는 게 좋다.
3. 물에 잠기는 아래쪽 잎은 떼어 내기
꽃을 꽂았을 때 물 아래로 잠기는 잎은 미리 떼어 낸다. 잎이 물속에 잠겨 있으면 금세 물러서 썩고, 물에 세균이 빠르게 번진다. 그러면 줄기가 물을 빨아들이는 길도 막힌다.
물 위로 올라오는 잎은 그대로 두어도 괜찮다. 수면 아래에 닿을 잎만 정리해 주면 된다.
4. 깨끗한 물 쓰기, 매일 갈아 주기
꽃이 오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의외로 물의 상태다.
- 꽃을 꽂기 전에 꽃병을 깨끗이 씻는다. 전에 쓰던 물때나 미끈거림이 남아 있으면 세균의 온상이 된다.
- 물은 매일,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새 물로 갈아 준다.
- 물을 갈 때마다 줄기 끝을 조금씩 다시 사선으로 잘라 주면 더 좋다.
물이 탁해지거나 비린내가 나기 시작하면, 그건 갈아 줄 때가 됐다는 신호다.
5. 직사광선·히터·에어컨 바람 피하기
꽃은 시원하고 안정된 곳을 좋아한다.
- 창가의 직사광선은 꽃을 빨리 지치게 한다.
- 히터나 난방기구 근처의 더운 공기도 좋지 않다.
-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도 피한다. 바람은 꽃의 수분을 빠르게 앗아간다.
집 안에서 비교적 서늘하고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곳에 두면, 꽃이 한결 오래간다.
6. 과일 옆에 두지 않기
의외로 많이 놓치는 부분이다. 사과나 바나나 같은 과일은 익으면서 에틸렌이라는 기체를 내뿜는데, 이 기체가 꽃을 빨리 시들게 한다.
식탁 위 과일 바구니 옆에 꽃병을 두는 건 피하는 게 좋다. 꽃과 과일은 서로 멀찍이 떨어뜨려 두자.
7. 동봉된 영양제(꽃 보존제)가 있다면 활용하기
꽃다발에 작은 영양제 봉지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. 흔히 "꽃 보존제"라고 부르는 것으로, 줄기가 물을 잘 빨아들이도록 돕고 세균 번식도 억제해 준다.
봉지가 있다면 버리지 말고 물에 타서 쓰자. 봉지에 적힌 양만큼 물에 녹여 주면 된다.
한눈에 보는 요약: 포장 벗기기 → 줄기 사선으로 자르기 → 아래쪽 잎 떼기 → 깨끗한 물 → 시원한 곳에 두기.
선물받은 꽃은 보낸 사람의 마음이기도 하다. 받은 그날 잠깐만 손봐 주면, 그 마음을 일주일은 더 곁에 두고 볼 수 있다. 오늘 받은 꽃다발이 있다면, 시들기 전에 한 번 챙겨 보면 어떨까.